AI 에이전트 도입 전에 회사를 파일 시스템으로 바꾸세요
에이전트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모델이 아니라 파일 시스템 설계에서 나옵니다. 기업의 데이터를 하나의 네임스페이스로 통합하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에이전트 어떻게 써야 하죠?”
최근 외부 행사에서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임원분들을 만나면 꼭 이 질문이 나옵니다. 아무리 바이브 코딩이 유행이라지만 솔직히 대부분의 업무는 코딩과 거리가 멀잖아요. 세상에 존재하는 노동자의 대부분은 비개발자이고, 이분들이 사실 에이전트를 써야 효율이 극대화되는데 정작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AI를 지나치게 많이 쓰다 보니 어느 순간 이상한 관점이 생겼습니다. 개인이든 회사든 모든 것이 하나의 파일 시스템으로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그리고 그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는 하나의 파일 시스템이다
YC 투자를 받은 Eli Mernit의 표현이 정확했습니다. “Your Company is a Filesystem.” 에이전트가 강력해지는 건 맥락 전체가 컴퓨터 안 파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로펌을 예로 들면 신규 사건은 /cases에 쓰고, 변호사를 배정하면 그 사람 폴더에 추가하고, 시간 기록은 /billing/time-sheet로 들어갑니다. 백오피스 전체가 상태 머신이 되는 셈이죠.
기업에서 에이전트 도입이 어려운 이유는 명확합니다. ERP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가 하나로 통합되어 있지 못하고 이곳저곳 흩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메일을 뒤지고, 주변에 물어보고. 이게 반복되니 비용이 계속 늘어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미션을 가진 Glean이 AI 유니콘이 된 것만 봐도 모든 회사에 존재하는 매우 큰 문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공유된 네임스페이스가 없으니 에이전트가 전혀 맥락을 못 잡는 겁니다. 파편화된 파일이 계속 생성되면 그때부터 재앙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파일 시스템으로 모델링하면 이 문제가 풀립니다. 권한 구조도 유닉스 파일 권한처럼 자연스럽게 매핑되고요.
- Obsidian이나 Notion이나 Google Drive에 기록 저장하는 건 이제 너무 쉬움
- 서버 한 대와 스토리지만 있으면 회사 전체 데이터를 MCP로 연결 가능
- 결국 일반 업무를 위한 에이전트 아키텍처는 **“파일 시스템 = 상태”**와 **“Claude = 조율자”**로 압축됨
오퍼레이션 자동화에서 깨달은 세 가지 규칙
스모어톡의 오퍼레이션 작업 자동화를 진행하면서 깨달은 규칙이 있습니다.
첫째, 파일명
통일된 네이밍 규칙이 없으면 인덱싱이 엉망이 됩니다. 나중에 AI가 파일을 못 찾아서 헤매는 시간이 생각보다 깁니다. 파일명 규칙을 통일하면 인덱싱 정확도가 확 올라갑니다.
둘째, 파일 설명문
각 파일에 대한 설명을 .md 형태로 따로 빼서 저장해야 합니다. AI가 매번 원본 파일을 열어서 뭔지 확인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md 메타 파일을 분리하면 탐색 시간과 토큰 둘 다 절약됩니다.
셋째, 저장 구조
파일 시스템은 트리 구조라서 한 번 깊이 들어가면 확인이 잘 안 됩니다. CS에서 배우는 탐색 알고리즘이 여기서 진짜 의미가 있습니다. 트리 깊이를 얕게 유지하면 에이전트 탐색 효율이 올라갑니다.
모델이 아니라 Harness가 문제다
보안 연구자 Can Bölük이 최근 블로그에서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프로그래밍 맥락이었지만 일반 업무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솔직히 웬만한 수준의 작업 기준으로 AGI는 이미 온 것 같습니다. 모델 성능은 충분한데 그걸 수행하는 능력이 정제되지 못한 것이죠.
Codex나 Claude Code나 Gemini CLI 모두 잘 작동하지만 제한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GitHub 레포 OpenClaw를 만든 Peter는 Google Suite CLI까지 직접 만들었습니다. 필요한 Harness가 없으면 직접 만드는 수밖에 없는 거죠.
결국 시니어나 팀장 레벨에서 규칙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 파일명 가이드라인 만들기
- 자료 신규 제작 시 필수 포함 항목 정하기
- 메모리 구성 방식 안내하기
- 드라이브 권한 설계하기
속도와 정확도와 토큰 절약 모두 파일 시스템 설계에서 갈립니다. 문서 검토 및 포맷 규칙을 훅으로 강제하면 누구라도 통일된 작업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결론
백날 AX를 외쳐도 이런 기본적인 내용 하나 진행하지 못하면 AI 도입은 단순 비용 투입에 불과합니다. 단순 AI + X는 극단적으로 올해 대체될 것이고, 나스닥의 최근 주가 흐름이 이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이전트 시대의 경쟁력은 모델이 아닙니다. 파일 시스템 설계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규칙을 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습니다. 회사 내부 시스템을 변경할 수 있는 사람은 내부자밖에 없습니다. 외부에서 채용할 수 있는 인력이 아닙니다. 아무에게나 권한을 함부로 줬을 때 발생하는 기업의 리스크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AI를 조직에 도입하고 싶으신 모든 분들께, 먼저 개인 단위로라도 시범적으로 파일 시스템 설계를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그것이 에이전트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입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
최신 프로젝트, 아티클, AI와 웹 개발 실험에 대한 소식을 받아보세요.